흔히 탈모치료의 마지막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모발이식술은 지난 1958년 처음 개발됐다. 그후 발전을 거듭해 90년대에 크게 꽃을 피웠다. 모발이식술은 탈모가 진행된 부위에 탈모유전인자가 작용하지 않는 옆머리나 뒷머리를 이식해 생착시키는 시술법이다. 크게는 두피 절개 후 모낭을 분리해 이식하는 ‘두피절개이식술’과 모낭을 채취해 이식하는 ‘비절개이식술’로 나뉜다.

현재 국내 90% 이상의 모발이식 전문병원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92년 도입된 두피절개이식술이다. 머리 뒤의 두피를 떼어낸 후 다시 모낭단위로 분리해 이식하는 방법이다. 특별한 시술장비가 필요 없으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수의 모발을 이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주로 넓게 진행된 탈모부위에 많은 수의 모발을 이식할 때 사용돼 왔다. 하지만 두피를 절개해 떼어내기 때문에 12~20㎝ 정도의 흉터를 남기게 되고 상처가 아무는 동안 마비나 통증이 따를 수 있다.

비절개이식술은 두피를 떼어내지 않고 직접 모낭을 채취해 이식하는 방법이다. 흉터와 통증이 거의 없고 시술 직후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이 없다. 두피를 크게 절개하지 않아 2차나 3차 시술이 용이한 장점도 있다. 하지만 모낭적출 시 피부 속의 모낭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끊어지는 등의 손상 위험이 높고(모낭손상률 약 13%), 수술 뒤 모낭이 살아남는 생착률도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M자형 탈모나 정수리 탈모 같은 작은 부위의 이식이나 두피절개이식술 후 머리 숱을 보강하는 시술로 주로 이용된다.

비절개이식술 ‘편안함’ + 두피절개이식술 ‘수술효과’

비절개이식술은 비교적 높은 모낭손실률과 낮은 생착률 때문에 다소 제한적인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기술이 지난해 국내에 도입돼 각광을 받고 있다. 바로 CIT이식술로, 미국 포헤어모발이식센터의 존 콜 (John P. Cole) 박사가 개발한 새로운 모발이식술이다.

2003년 개발된 CIT이식술은 개발자인 콜 박사의 이름을 딴 방식으로 △샘플모낭 채취와 분석 △채취, 이식 동시진행 △특별히 고안된 적출방식과 이식기가 특징이다. 샘플 모낭을 채취해 모낭의 방향이나 깊이 등을 분석하면 적출 시 손상되는 모낭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채취와 이식을 동시에 진행, 모낭이 체외에 머무는 시간을 10분 이내(기존 2~4시간)로 줄여 생착률을 높였다.

콜 박사는 최근 한국 포헤어모발이식센터(강성은, 이규호 공동원장)의 초청으로 방한해 대한미용피부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비절개모발이식술 및 향후 모발이식의 발전방향, 비절개모발이식술의 수술결과에 대해 강연을 했다. 콜 박사는 “향후 모발이식술은 비절개이식술처럼 환자에게 부담이 없으면서 생착률 등 이식 결과는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까지 CIT이식술을 받은 환자 5000여명(미국 4500여명, 한국 500여명)을 조사한 결과, 모낭채취 중 손상되는 비율은 3% 내외, 이식된 모발이 살아남는 생착률은 90% 이상으로 확인됐다.

CIT방식, 모낭손상률은 낮추고 생착률은 높여

CIT이식술 개발자 콜 박사
포헤어모발이식센터 한국 본원에서도 CIT시술법의 효과는 높게 나타났다. 모낭손상률은 시술 1개월째 4.7%, 2개월째 4.3%로 미국 본원에 비해 다소 높았으나, 3개월 만에 3%로 크게 개선돼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생착률 역시 95% 내외로 미국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결과는 올해 1월 국제모발학회에 공식 발표됐다. 콜 박사는 “이 연구는 기존 발표들과는 달리 아시아인들에게도 비절개이식술이 매우 적합한 시술법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CIT이식술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모낭을 한 올 한 올 정밀하게 이식해야 하므로 시술시간이 기존의 1.5배 정도로 길다. 이식 때 채취할 공여부의 머리를 짧게 잘라야 한다는 제약도 있다. 콜 박사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더욱 편하고 빠른 이식술로 개선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 박사는 CIT이식술에서 이식부위의 흉터와 통증을 최대한 줄이면서 수술결과는 더 좋게 하기 위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한편, 포헤어모발이식센터는 미국 애틀랜타 소재 포헤어모발이식센터의 아시아 본원으로 콜 박사가 개발한 CIT이식술을 시행하는 전문병원이다. 애틀랜타 본원과의 학술적 교류 등 철저한 질관리 시스템과 상시 콘퍼런스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와 공동으로 모발이식 및 줄기세포연구소를 개설해 탈모치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중으로 두피관리센터도 열 예정이다.

모발이식, 모낭